기본정보
저자 : 이사구
출판사 : 황금가지
발행 : 2024. 02. 15.
쪽수 : 336쪽
카테고리 : 공포/스릴러
줄거리
한 중소기업의 디자이너 김하용은 심란하다. 원래도 이상했던 직장 상사가 요즘은 기괴해지기까지 했는데, 아무도 이를 눈치 못 챘기 때문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하소연 글을 계기로 소개받은 최적의 해결사, 18만 구독자를 자랑하는 유튜버 ‘무당언니’와 함께 퇴마에 나선 하용에게 곧 생각지도 못했던 커리어 전환의 기회가 찾아오는데?!
(출처:교보문고)
죽을 때가 되면 사람이 변한다는 말, 괴팍한 직장 상사에게 해당된다면 어떨까요? 갑자기 수상할 정도로 착해진 상사 녀석. 주인공인 디자이너 김하용은 상사를 경계하며 관찰하다가 그가 남몰래 기괴한 행동을 하는 것을 목격합니다. 믿을 수 없는 모습에 유일하게 맘 놓고 털어놓을 곳은 역시 온라인. 꽤나 인지도 있는 무속인 유튜버에 따르면, 악귀가 상사의 몸을 차지하고 주변인들에게 잘해주며 정보를 수집하여 해를 끼치려는 것일 수도 있다고 합니다. 빙의든 뭐든 결과적으로는 착해진 상사를 모른 척할까도 싶었지만, 주변 동료들을 해칠 수 있다는 사실에 결국 그 무속인 명일과 함께 악귀를 퇴치하기로 합니다. 이 사건을 연으로 하용은 회사를 그만두고 무당의 조수로서 새로운 커리어를 시작합니다. 꽤나 특이한 상사(겸 사장님)와 함께하게 되었지만, 직장에 대한 고민은 계속되는 주인공. 과연 이번 직장 상사는 어떤 사람인 걸까요?
후기
한참 오컬트 장르를 좋아하던 시기에 민음사 유튜브에서 책 줄거리를 알게 되자마자 읽어나간 책입니다. 귀엽고 재밌으면서도 에피소드 형식이라 출퇴근 길 가볍게 한 에피소드씩 읽기 좋았습니다. 표지도 등장인물인 디자이너와 무속인의 특성이 녹아있어 책과 잘 어울리고 감사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출간 전부터 드라마 제작이 확정될 정도로 많은 사람들에게 쉽게 재미와 공감을 선사하는 내용입니다.
20세기의 1/4이 지나가는 이 시점에서, '악귀'란 오컬트 장르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도 퍽 믿기 어려운 존재입니다. 내 직장 동료, 상사에게 실제로 악귀가 씌었다면, 난 어떻게 행동할까요? 믿기도 어렵지만 만약 실제라고 해도 당장 뒤돌아 줄행랑치기에는 오늘도 내일도 출근은 해야합니다. 월급은 악귀보다 무섭고 내 안위만큼 소중하니까요. 거기다가 나를 괴롭히던 상사라면? 나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면 굳이 사비를 들여 무당에게 퇴치를 의뢰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상사면 나보다 더 잘 벌텐데, 내가 왜? 다만, 나와 무고한 동료들이 위험하다면? 이건 참 애매합니다. 미친 척 악귀 커밍아웃을 하고 각출해야 하는지, 정상인 단상에서 내려오지 않고 소중한 잔고를 희생해야 하는지. 제 기준 5만 원까지는 잔고를 희생하겠지만, 이를 넘는다면 3명 이상의 동료들과 영상 자료를 확보하여 당사자에게 청구하는 방법을 강구할 것 같습니다. 영상에 찍히지 않는다면? 상사 본인이라면 절대 결재하지 않을 만한 서류에 사인을 받고 증거로 들이미는 방법도 있겠군요.
누구나 삶의 행로는 다르다는 것을 알면서도, 일반적이지 않은 직장을 남들에게 드러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공감갔던 문장입니다. 1만 명의 사람들에게는 1만 개의 가치관으로 매 순간 1만 개의 선택을 하니, 1만 개의 방향으로 각자의 인생이 펼쳐지기 마련입니다. 많은 이들이 향하는 비슷하고 주된 흐름이 있지만, 그중 일치하는 방향은 없을 것입니다. 다들 이를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된 경로에서 벗어나는 기분이란 견디기 쉬운 일은 아닙니다. 취업 준비를 하던 시절, SNS에 도배되는 친구들의 사진과 나를 비교하며 움츠러들던 기억이 떠오르며 지금은 달라졌는지도 고민해 보았습니다. 명문 대학을 포기하고 외국으로 가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는 친구도 생각나면서 나는 아직 하고 싶은 일을 찾기 보다는 다들 하는 일을 쫓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경로를 이탈한다는 불안감을 극복하고 자기만의 경로를 찾는 것은 어떤 마음, 어떤 기분일지 궁금해집니다.
이 책은 읽어보면 아시겠지만 사실 조금은 유치한 내용입니다. 상사가 악귀에 씌어서 착해지고, 무속인 유튜버와 디자이너가 악귀를 퇴치한다니 아무래도 그렇겠지요. 다만 그래서 가볍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매일이 반복되는 지루한 직장생활에 상상으로나마 이런 일탈을 떠나는 것은 즐거운 일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누구에게나 지독한 직장상사는 한둘쯤 있기 마련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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