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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영화,드라마

<쉽게 사랑하고 어렵게 미워하고 싶지만> 책 후기, 추천 - 내 마음속 작은 폭풍이 잠잠해지길

by 갱일 2025. 3. 19.

책-표지

 

 

<쉽게 사랑하고 어렵게 미워하고 싶지만>

작   가 : 구슬기

출판사 : 발코니

발행일 : 2022. 2. 22.

 

 

홀로 여행 간 속초의 문우당서림에서 보고 사게 된 책

제목을 보자마자 확 이끌렸고

표지가 고양이라 지나칠 수가 없었다.

종종 제목만 그럴싸한 책들이 있는데,

이 책은 읽으면서 공감하고 생각하게 하는 내용이 많았다.

 

 

<쉽게 사랑하고 어렵게 미워하고 싶지만>
쉽게 사랑하고 어렵게 미워하는 사람이 되고픈데
정반대의 사람이 된 것같다.
어렵게 사랑해서 관계의 폭이 좁고,
쉽게 미워해서 멀리한 사람이 계절 모퉁이마다 서 있다.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이 갈 글이다.

어른이 되고 회사 생활을 하면서

사랑하는 기쁨과 미워하는 고통을 깨닫기 마련이다.

나를 위해서라도

다른 사람을 쉽게 좋아하길, 어렵게 미워하길

바라는 수많은 마음과 노력이 스쳐 지나간다

 

왜 미워하는 일은 내가 제일 힘들까?

미운 사람을 괴롭히는 건

그게 억울해서일까?

미워하지 않는 일은 또 왜 이렇게 힘들까?

좋은 일이기 때문일까?

세상에 내뜻대로 되는 일 하나 없다지만

내 마음 조금도 뜻대로 되지 않는 건

내 자신으로 살아가는 나에게 퍽 슬픈 일이다

 

내키는 대로 미워하던 어린 시절에

저축해 둔 미운 사람들은

이제 보면 별일도 아니었고

내가 이상한 것이기도 했던

내 맘속의 죄 없는 죄인들이다

계절이 지날 때마다,

음식을 먹을 때마다,

장소에 갈 때마다

떠오르는 후회와 미안함이

그들의 무게만큼이나 무겁다

 

 

<이해와 어른>
이해하려 할수록 이해하기 힘든 것들이 쌓여가고,
그것들에 더는 물음표를 붙이지 않게 될 때
점점 시시한 어른이 되어간다.

 

전에는 뭐든 이해하려 했는데.

이해하지 못한 것은 싫어하기라도 했던 것 같다

 

이제는 이해하지 못한다면

귀찮아서 넘기곤 한다

 

벌써부터 바뀌지 않는 어른이 되는 걸까?

 

 

경험하지 못한 것들을 겪고 나며
세계관은 한층 더 넓어져 있다.
...
나는 내가 욕심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그저 욕심 내는 법을 몰랐던 사람이란 걸
깨달았다.

 

이 글에서 의미하는 바와는 다르지만,

돌이켜보면 다른 사람보다 무언갈 욕심내고

먼저 얻어낸 적이 거의 없는 것 같다.

 

나랑은 상관도 없는

이 세상 모든 남들을

왜 이렇게 위하는 걸까

아니면 혹시

내가 이 세상 누구보다

가치 없는 사람이라 여기기 때문일까?

 

아무튼 이 글에서 말하는 종류의 욕심도

요새에나 조금 생긴 것 같다

역시 써본 사람이 쓸 줄 안다 이 말이지

 

 

사고 당일엔 마음에 암초덩이들이 불쑥불쑥 솟아나
온통 그 운전자를 저주했지만,
이렇게 저주를 안고 있다간
나조차 그와 같아질까 봐
마음을 평평히 다지기로 했다.
지나간 일에 발목을 묶어두고
엉엉 울기엔 내일이 아까우니까.

 

난 거의 매일 매 순간,

(심하면 잠에 든 때에도)

무언가에 붙잡혀

그 순간순간을 허겁지겁

떠나보내는 것 같다.

후회와 걱정의 취생몽사랄까

 

머릿속에서는

오늘의 고난은 오늘에 남겨두자 하지만

진짜로 잊힐 때까지는

시지프스를 자처한다

 

 

우리의 매일은 언제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상영되는
한 편의 영화라 생각한다.
매일 다른 시나리오, 매일 다른 씬으로
구성된 영화.

 

물론,

이 글을 보고 제일 먼저는

그렇지 매일매일은 사라지는 유일한 시간이니

소홀히 보내지 말아야지 하지만

다음으로는

내가 주인공인 영화가 있겠나 싶다.

 

 

나의 진실된 울적함이 소용돌이치는 글이 되어버렸다.

아무리 생각 없이 살아보려 해도

틈만 생기면 끝도 없이 폭풍이 몰려온다.

인생은 항상 어려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