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오브 인터레스트 The Zone of Interest
감 독 : 조나단 글레이저 Jonathan Glazer
개봉일 : 2024. 06. 05
출연자 : 산드라 휠러, 크리스티안 프리에델
장장 3시간 30분을 넘게 관람
영화 본다고 몸이 힘들어진 건 처음이었다.
불편하게 앉아 있다가 끝나고 다리 힘 풀려서 넘어질 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출이 직접적이지 않은 영화라
이어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언택트 톡을 보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일단 전반적인 시대 배경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고
막연히 느낌으로만 지나간 영화 장면들을
명확한 표현으로 들으니 더 잘 와닿았다
그리고 다른 방식으로 촬영된 부분들이 있어
잘 이해하지 못했는데,
설명을 들어 도움이 많이 됐다.
영화와 해설까지 보고 나서 제일 이상적이었던 것은
영화 제목인 The Zone of Interest,
아우슈비츠 수용소 주변을 지칭하는 표현으로
‘관심지대’ 또는 ‘이익지대’라고 해석할 수 있다.
영화는 내내 관심지대인 회스 저택의 일상을 보여주지만
비관심지대, 즉 벽 너머의 주요한 일들은
한 번도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곳에서 들리는 소리, 대사에서 암시하는 상황들은
관객으로 하여금 벽 너머를
상상하고 생각하고 신경 쓰고 불편함을 느끼게 하였다.
비관심지대를 인지하고 불편한 마음을 가지지만,
관심지대에 머무는 편하고 쉬운 선택을 하는 것.
나는 지금 어떤 선택을 하고 있는지
고민하게 되는 지점이었다.
다음은 인간성
‘과연 악마는 다른 세상을 사는가?’
인간의 형상을 한 악마라고 하기엔
너무나 인간적인 면들이 보통의 일상과 연결되지만,
비인간성을 암시하는 장면의 괴리감으로 단절되는 것이 반복되면서
(이동진 평론가의 표현대로)
뭔가 끊임없이 충돌하는 느낌이 들었다.
계속해서 들리는 경보소리에 맞춰서.
언뜻 보면 평범한 가장의 삶을 사는 사람이
저런 짓들을 했다는 게 두렵기도 하고
비정상적인 상황이
보통의 사람도 저렇게 만들 수 있다는 것에 의문을 가지기도 했다.
학창 시절 별문제 없이 지냈던 동급생이
뉴스에 떠들썩하게 보도된 범죄자가 된 것도 떠오르면서
지금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와 연결된 범죄였으니
다른 시기였다면 그런 짓은 안 하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그러기엔 이러니 저러니 해도 너무 지독한 악행이라
상황만으로 원인이 될 수 없다고 작게 결론을 내렸다.
또,
흔히 ‘인간의 탈을 쓰고 어떻게?’ 하는 일들이
사실 인간이기에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렇게 잔혹한 동물은 인간밖에 없으니까..
어쩔 때 보면 다른 동물보다 진화한 인간의 지능은
우리에게 내려진 저주 혹은 징벌 같기도 하다.
아무튼 오랜만에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를 봐서
참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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